
최근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발 저림과 감각 이상을 호소하는 사례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당뇨병, 고혈압, 만성질환과 함께 동반되는 ‘다발성 신경병증’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신경세포 손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 질환은 단순히 일시적인 불편함으로 넘기기엔 위험성이 높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5명 중 1명꼴로 말초 신경 손상 질환을 겪고 있으며, 특히 50세 이상 성인의 30% 이상이 관련 증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의 경우, 보건복지부 통계자료에서도 다발성 신경병증으로 진료받은 환자 수가 최근 5년간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어, 더는 무시할 수 없는 의료 이슈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다발성 신경병증이란? 조기 진단의 중요성
다발성 신경병증은 말 그대로 여러 개의 말초 신경이 동시에 손상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대개 대칭적으로 손상되며, 가장 많이 나타나는 부위는 양쪽 발과 손입니다. 특히 발의 경우, ‘모래 위를 걷는 느낌’이라 표현되는 둔한 감각과,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 ‘저릿함’ 등 다양한 증상이 혼합되어 나타납니다.
이 질환의 무서운 점은, 감각 이상이 누적되면서 신경이 더 이상 회복되지 않는 ‘비가역성 손상’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조기에 발견하여 적절한 치료를 시작한다면 충분히 진행을 막고 증상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초기 증상을 간과하거나, 단순한 혈액순환 문제로 오인하여 방치하는 경우가 많아 문제입니다.
주된 원인: 당뇨와 알코올, 약물까지
다발성 신경병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당뇨병입니다.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면 말초 신경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게 되면서, 신경 조직이 점차 손상됩니다. 이외에도 만성 음주, 항암제나 특정 항생제 사용 등도 중요한 유발 원인입니다.
또한 비타민 B1, B6, B12 부족도 주요 요인 중 하나입니다. 이 비타민들은 신경전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데, 장기간 결핍될 경우 신경에 영양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신경 손상이 발생합니다. 최근엔 자가면역 질환, 갑상선 기능 저하증, 심한 신장질환 등도 신경병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감각 이상과 저림 증상은 이렇게 나타납니다
다발성 신경병증의 대표 증상은 ‘저림’과 ‘감각 이상’입니다. 환자들은 흔히 ‘바닥에 뜨거운 물이 흐르는 듯한 느낌’, ‘침대에 누우면 발이 따끔따끔한 느낌’ 등을 호소합니다. 특히 야간에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어 수면의 질이 크게 떨어지며, 이로 인해 전신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까지 유발됩니다.
일부 환자들은 통증과 감각 이상이 동시에 발생하기도 하며, 반대로 감각이 무뎌져 통증 자체를 느끼지 못하는 ‘무통성 신경병증’도 있습니다. 이는 상처나 외부 자극에 무방비로 노출되기 쉬워, 2차 감염이나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진단 방법: 혈액검사부터 신경전도검사까지
다발성 신경병증 진단을 위해 가장 기본적으로 시행되는 검사는 혈액검사입니다. 당뇨 여부, 비타민 결핍, 간과 신장 기능 등 전반적인 신체 상태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후 필요에 따라 전기신경전도검사(EMG), 신경생검 등을 통해 손상된 신경의 위치와 정도를 평가합니다.
진단이 어려운 경우도 있는데, 초기 단계에서는 일반적인 검사에서 뚜렷한 이상 소견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전문의를 통한 자세한 문진과 병력 확인, 주기적인 추적 관찰이 필수적입니다. 최근에는 MRI를 이용한 신경 이미지 검사도 함께 사용되며, 정확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치료와 관리: 약물 요법과 생활습관 개선 병행
다발성 신경병증의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다양합니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의 경우 혈당 조절이 가장 중요하며, 통증 완화를 위한 항경련제(프레가발린, 가바펜틴)나 항우울제(아미트립틸린, 둘록세틴) 등이 사용됩니다. 비타민 결핍이 원인인 경우, 고용량의 비타민 B 복합제 투여가 병행됩니다.
생활습관 개선 역시 핵심입니다. 금주,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식단, 스트레스 관리 등이 장기적으로 신경 기능을 보호하고 재발을 막는 데 도움을 줍니다. 특히 발 관리는 중요한데, 감각 저하로 인해 상처를 인지하지 못할 수 있으므로 매일 발을 확인하고, 편안한 신발을 착용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증상이 의심된다면? 진료 시기와 병원 선택 팁
감각 이상이나 저림이 수주 이상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정도라면 지체하지 말고 신경과나 내분비내과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특히 당뇨병, 고혈압,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증상이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조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병원 선택 시에는 신경과 전문의가 상주하고 있는 종합병원 또는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말초신경클리닉, 통증클리닉 등 신경병증에 특화된 진료과가 있는 곳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효과적인 진단과 치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