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혈압은 증상이 없어도 조용히 진행되는 대표적인 만성질환입니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머리가 깨질 듯 아프고, 눈앞이 뿌옇게 흐려지는 증상을 느꼈다면 단순한 피로나 안압 문제로 넘기지 말고 '고혈압 위기'를 의심해봐야 합니다. 최근 대한고혈압학회에 따르면, 고혈압 환자 중 상당수가 두통과 시야 흐림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난 후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런 증상은 뇌출혈이나 심혈관계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고위험 경고 신호일 수 있으므로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합니다.
특히 중장년층뿐 아니라 20~30대에서도 스트레스, 나트륨 과다 섭취, 카페인 중독 등으로 인해 일시적인 고혈압 위기를 겪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스마트워치로 측정되는 고혈압 수치에 의존하다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고혈압 위기 상황에서 나타나는 두통과 시야 흐림 증상의 원인부터 대처법, 재발 방지까지 전반적인 내용을 다루어 드리겠습니다.
고혈압 위기, 두통과 시야 흐림은 왜 생기는가?
고혈압 위기(Hypertensive Crisis)는 수축기 혈압이 18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120mmHg 이상으로 급격히 상승한 상태를 말합니다. 이때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이 두통과 시야 흐림입니다. 이러한 증상은 혈압이 급속도로 높아지며 뇌혈류가 비정상적으로 변화하면서 발생합니다. 두통은 주로 후두부, 즉 뒷머리 쪽에서 둔중하게 나타나며, 고막이 터질 듯한 압박감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시야 흐림은 고혈압성 망막병증의 초기 증상일 수 있으며, 망막 내 혈관이 손상되거나 터져 시야가 흐려지거나 겹쳐 보이게 됩니다. 이러한 증상을 방치하면 시력 손상, 뇌졸중, 심부전 등으로 진행될 수 있어 반드시 의학적 진단과 조치가 필요합니다. 특히 두통이 통증약에도 반응하지 않고 점점 심해지거나, 시야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고혈압 두통, 일반 두통과 어떻게 다를까?
일반적인 긴장성 두통이나 편두통과 달리 고혈압성 두통은 압박감이 매우 강하고 뒷머리 위주로 발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아침에 기상 직후에 가장 심한 경우가 많으며, 일상 활동을 시작하면서 점차 완화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반면, 일반 두통은 스트레스나 피로 누적에 따라 발생하며 특정 시간대와 관계없이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고혈압성 두통은 진통제나 마사지로도 쉽게 가라앉지 않고 지속적으로 뇌에 압박감을 주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반드시 혈압을 체크해보아야 합니다. 특히 두통과 함께 숨 가쁨, 메스꺼움, 가슴 통증, 시야 이상 등의 동반 증상이 있다면 응급 상황일 수 있으니 즉각적인 병원 방문이 필요합니다.
시야 흐림, 단순한 피로가 아닌 시력 손상의 신호일까?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는 증상은 단순히 피곤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고혈압이 눈의 망막 혈관에 영향을 미친 결과일 수 있습니다. 고혈압성 망막병증은 고혈압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눈 안의 미세 혈관이 손상되고 출혈이 발생해 시력이 떨어지는 증상입니다. 시야에 점, 섬광, 흐림, 겹침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면 안과와 내과를 함께 진료받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고혈압 환자가 이러한 시야 이상을 느낄 경우, 기존의 혈압 조절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약물 순응도가 낮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스마트워치나 혈압계를 활용하여 혈압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평소보다 수치가 크게 상승했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고혈압 위기 상황에서의 응급처치 요령
고혈압 위기 시 가장 중요한 것은 빠르게 혈압을 안정화시키는 것입니다. 갑작스러운 두통과 시야 흐림이 함께 나타난다면, 즉시 조용한 장소에 누워 안정시키고, 기침이나 깊은 호흡으로 뇌압을 줄여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이후 혈압을 측정하여 수치가 기준 이상일 경우 응급실로 가야 합니다.
약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라면 정해진 약을 먼저 복용하고, 30분 정도 후에 혈압이 낮아지지 않으면 병원 진료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비처방 약이나 민간요법으로 대응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므로, 반드시 전문 의료진의 처방을 받아야 합니다.
재발 방지를 위한 생활습관 개선 방법
고혈압 위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의 생활습관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첫째, 나트륨 섭취를 줄이고 가공식품, 국물 음식 위주의 식습관을 개선해야 합니다. 둘째, 규칙적인 운동과 스트레스 관리가 필수이며, 명상이나 걷기 등 가벼운 활동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수면을 충분히 취하고, 야근이나 수면 부족은 고혈압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생활 리듬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넷째, 스마트워치나 가정용 혈압계를 활용해 아침, 저녁으로 혈압을 측정하고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세요. 이는 병원 진료 시 매우 중요한 참고자료가 됩니다.
시야 흐림과 두통, 병원을 가야 할 때는?
시야 흐림이나 두통이 1~2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진통제를 복용해도 효과가 없다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방문해야 합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응급 상황일 수 있으니 즉시 119에 연락하거나 가까운 응급실로 이동해야 합니다.
- 말이 어눌해지고, 의식이 흐려질 경우
- 시야에 번개 같은 섬광이 지속적으로 보일 때
- 눈앞에 커다란 점이 생기거나, 시야가 반으로 나뉘는 경우
- 뒷머리가 매우 심하게 아프고 메스꺼움이 동반될 때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만이 고혈압으로 인한 심각한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