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밤중에 발끝이 타는 듯 화끈거리거나,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발바닥이 저릿저릿하다면 단순한 피로가 아니라 신경계 이상 또는 혈액순환 문제일 수 있습니다. 특히 당뇨병 이력이 있거나 고혈압, 고지혈증을 앓고 있다면 이 증상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50세 이상 중 40%가 한 번 이상 경험하는 증상으로, 이를 당뇨성 신경병증과 말초순환 장애로 정확히 구분하고 대처하는 것이 조기치료와 예후에 매우 중요합니다.
게다가 2025년 기준, 당뇨성 신경병증으로 진단받는 환자 수가 3년 새 1.7배 증가했고, 같은 기간 말초동맥질환(Peripheral Artery Disease: PAD) 역시 심혈관질환 위험 증가와 맞물려 함께 급증하고 있습니다. 두 질환 모두 발의 저림과 화끈거림이라는 공통된 증상을 보이지만, 원인, 치료법, 예후는 완전히 다릅니다. 지금부터 그 차이와 구별법, 효과적인 대응 전략을 낱낱이 살펴보겠습니다.
당뇨성 신경병증: 당 수치로 인해 망가지는 신경
당뇨성 신경병증은 높은 혈당 상태가 지속될 때 신경세포가 손상되며 발생하는 합병증입니다. 특히 말초신경이 손상되기 때문에 손과 발의 감각이 무뎌지거나, 극심한 화끈거림 또는 저림이 동반됩니다. 이 증상은 주로 발끝부터 시작되어 점차 위로 퍼지는 경향이 있으며, 초기에는 야간에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통증보다는 '찡찡거리는 감각', '작열감', '전기 자극 같은 느낌'으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신경 손상이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혈당 관리가 치료의 핵심입니다. 치료에는 알파리포산, 가바펜틴 계열 약물, 혈당 조절이 병행됩니다.
말초순환 장애: 혈관이 좁아져 생기는 순환 문제
말초순환 장애는 주로 다리와 발의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혀서 혈액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 상태를 말합니다.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말초동맥질환(PAD)이 있으며, 주로 고지혈증, 흡연, 고혈압, 고령 등과 관련이 깊습니다. 초기 증상은 운동 시 다리에 쥐가 나듯 당기고 저린 느낌이 들며, 휴식을 취하면 사라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하지만 진행되면 가만히 있을 때도 발끝이 시리고 화끈거리며, 상처가 잘 낫지 않고 피부색이 창백해지는 등 명확한 신체적 징후가 나타납니다.
치료는 금연, 운동, 식이요법, 약물치료(항혈소판제, 스타틴 계열) 등이 있으며, 말기에는 스텐트 삽입이나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주요 증상 차이로 감별하는 방법
두 질환은 증상이 매우 유사하지만 몇 가지 핵심 차이로 감별할 수 있습니다. 당뇨성 신경병증은 양쪽 발에서 대칭적으로 증상이 시작되며,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점차 심해집니다. 반면, 말초순환 장애는 한쪽 다리에서 시작되거나 특정 부위의 색 변화, 발톱의 성장 지연 등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변화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신경병증은 주로 야간 통증이 특징이고, 말초순환 장애는 걸을 때 통증이 심해지고 멈추면 완화되는 특징적인 '간헐적 파행'이 나타납니다.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나의 증상은 어떤 질환일까?
아래 체크리스트를 통해 자신의 증상이 어느 질환에 더 가까운지 점검해볼 수 있습니다:
- 양쪽 발이 화끈거리고 전기가 통하는 듯한 느낌이 자주 든다 → 당뇨성 신경병증 가능성
- 걷다가 다리가 당기고 아프다가 쉬면 나아진다 → 말초순환 장애 가능성
- 밤에 통증이 심해 수면 방해가 자주 된다 → 신경병증 가능성
- 발끝이 창백하거나 차고, 상처가 잘 낫지 않는다 → 순환장애 가능성
이 체크리스트는 단순 참고용이며, 실제 진단은 반드시 혈관초음파, 신경전도검사 등 정확한 병원 검진이 필요합니다.
예방과 치료의 핵심은 '조기 진단과 생활습관 개선'
두 질환 모두 초기에는 증상이 경미하여 무심코 지나치기 쉽지만, 조기 진단이 치료 효과를 좌우합니다. 특히 당뇨를 앓고 있는 사람은 정기적으로 신경계 검사 및 발 상태를 체크해야 하며,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환자는 혈관 초음파와 ABI 검사를 통해 혈류 상태를 점검해야 합니다.
생활 속에서는 금연,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 저염/저지방 식이조절, 혈당 및 혈압 관리, 스트레스 완화 등이 매우 중요하며, 족욕이나 마사지로 혈류를 개선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또한, 불편한 신발이나 압박감 있는 양말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과 오해들
Q. 발이 화끈하다고 다 신경병증인가요?
A. 아닙니다. 신경병증 외에도 통풍, 무좀, 말초혈관질환, 심지어는 요추 디스크 이상도 유사 증상을 유발할 수 있어 감별이 중요합니다.
Q. 말초순환 장애는 꼭 수술해야 하나요?
A. 아닙니다. 초기에는 약물과 생활습관 개선만으로도 충분히 호전됩니다. 수술은 혈류가 매우 나쁘거나 괴저 위험이 있는 경우에만 시행합니다.
Q. 신경병증은 회복이 불가능한가요?
A. 완전 회복은 어렵지만 조기에 관리하고 혈당을 철저히 유지하면 증상 완화와 진행 억제가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