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이 조이고 숨이 막히는 듯한 불안감, 일상에서 한 번쯤 경험해본 적 있으신가요? 이런 증상이 나타났을 때 많은 사람들이 ‘심장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닐까’ 두려워합니다. 하지만 비슷한 증상이라도 원인이 전혀 다른 두 질환, 협심증과 공황장애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두 가지를 혼동하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는 점입니다. 최근 건강검진 데이터에 따르면, 협심증 초기 환자 중 약 30%가 공황장애로 오인해 병원을 늦게 찾았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반대로, 공황장애 환자 중 일부는 심장 질환으로 오해해 불필요한 시술을 받기도 하죠.
게다가 2025년 1분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공황장애 진료 환자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8% 증가했으며, 그 연령층도 점차 낮아지고 있습니다. 이는 정신건강 문제가 일상 스트레스와 맞물려 대중적인 이슈로 확산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따라서 이번 글에서는 ‘가슴 통증’이라는 공통 증상을 중심으로 협심증과 공황장애의 차이를 명확히 비교해보고, 각각 어떻게 대응해야 빠르고 안전하게 회복할 수 있는지 안내드리겠습니다.
협심증과 공황장애, 증상이 비슷한 이유부터 알아보자
협심증과 공황장애는 모두 가슴의 통증 혹은 조임, 불안감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는 주로 심장과 관련된 신체 반응이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주기 때문인데요. 협심증은 심장 근육으로 가는 혈류가 일시적으로 줄어들며 발생하는 질환이고, 공황장애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나 불안이 신체 증상으로 나타나는 심리적 장애입니다.
이 두 질환 모두 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심장이 빨리 뛰고, 가슴이 조이는 듯한 느낌, 어지럼증, 손발의 저림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공황장애의 경우 ‘곧 죽을 것 같다’는 공포감을 수반하기 때문에 협심증과 혼동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비슷한 증상 속에서도 몇 가지 결정적인 차이가 존재합니다.
증상의 차이: 발생 상황과 지속 시간에 주목하라
협심증의 경우 보통 ‘운동 시’나 ‘스트레스 상황’에서 가슴의 조임이나 통증이 시작되며, 안정 상태가 되면 증상이 줄어듭니다. 반면 공황장애는 예고 없이 갑자기 증상이 발생하며, 대개 10분에서 30분 정도 지속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짧은 지속시간’에도 불구하고 환자에게는 매우 길고 고통스러운 시간처럼 느껴집니다.
또한 협심증은 통증이 주로 가슴 중앙 혹은 왼쪽에서 시작되어 왼팔이나 턱으로 퍼지는 양상을 보이며, 땀을 많이 흘리거나 숨이 가빠지기도 합니다. 반면, 공황장애는 이 외에도 심한 불안감, 과호흡, 현기증, 심한 경우 실신까지 동반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병원 선택과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원인 분석: 심장과 뇌, 어느 쪽에서 신호를 보내는가
협심증의 원인은 주로 심장 혈관에 있는 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 혈류가 줄어드는 데 있습니다. 이로 인해 심장 근육이 산소 부족 상태가 되면서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죠. 주로 고혈압, 고지혈증, 흡연, 당뇨병 등 심혈관 질환의 위험 인자를 가진 사람들이 많이 겪습니다.
반면 공황장애는 뇌의 편도체와 해마 등의 과잉활성화와 관련이 있습니다. 이는 주로 외상 경험, 만성 스트레스, 유전적 요인, 환경적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뇌의 스트레스 반응 체계를 과도하게 자극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뇌가 위기 상황을 인식하고 심박수를 높이거나 호흡을 빠르게 하도록 신체에 지시하기 때문에 유사한 증상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진단 방법: 협심증은 검사로, 공황장애는 인터뷰로
협심증은 심전도(ECG), 심장 초음파, 심장 CT, 운동부하검사 등으로 비교적 객관적인 진단이 가능합니다. 증상이 애매할 경우 혈액검사나 스캔을 통해 심근 손상이 있었는지 여부까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정밀검사가 가능한 덕분에 협심증은 물리적인 원인을 명확히 밝혀내는 것이 가능하죠.
반면 공황장애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의 인터뷰와 심리 평가를 통해 진단합니다. 국제질병분류(ICD) 혹은 DSM-5 진단 기준에 따라 환자의 증상 빈도, 기간,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합니다. 따라서 주관적인 증상 설명이 매우 중요하며, 환자 본인의 정확한 인지와 전달력이 필요합니다.
치료법의 완전히 다른 방향: 약물과 상담, 시술의 차이
협심증은 일차적으로 혈관을 확장하는 약물이나 항혈소판제를 사용하며, 심한 경우 혈관 성형술이나 스텐트 삽입 등의 시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반면, 공황장애는 SSRI 계열의 항우울제, 벤조디아제핀계 약물과 함께 인지행동치료(CBT), 이완요법, 호흡법 훈련 등 비약물적 치료가 병행됩니다.
중요한 점은 협심증은 예방이 가능하고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는 것, 공황장애는 꾸준한 치료와 스트레스 관리로 삶의 질을 회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본인이 어떤 상황에서 증상이 유발되고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습관이 매우 중요합니다.
결론: 증상의 반복성과 상황 패턴을 기록하고 의심하라
가슴 통증이 반복되거나 특정 상황에서 유발된다면, 협심증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심장 내과를 방문해야 합니다. 반면 특별한 상황 없이 갑작스럽게 발작이 일어나고, ‘죽을 것 같은 공포’가 동반된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현명합니다. 자신의 증상 패턴을 구체적으로 기록해 전문의와 공유하면 진단과 치료 방향 설정에 큰 도움이 됩니다.
증상이 비슷하다고 해서 스스로 진단하고 치료를 미루는 것은 절대 금물입니다. 지금 이 순간 가슴이 조이거나 숨이 막힐 듯하다면, 주저하지 말고 가까운 병원에 방문하세요.